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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민]SOMNIUM 01

벚어나고 싶다, 이 꿈에서... 악몽에서





(*글에 나오는 모든 내용은 픽션이며, 내용 중 나오는 인물 및 장소, 배경 등과 모두 무관합니다.)


























Sonium

: somnus(잠, 졸음)

: 꿈, 환상, 몽상.














"여기서는 아무 말도 하면 안돼. 알겠지?"



이건 분명 꿈인데, 꿈이 아니었다. 나의 잃어버린 기억 중 하나인가? 눈 앞에 남자는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아마 지금 당장 눈을 뜬 뒤 옆 방 문을 연다면 볼 수 있는 남자이기도 했다. 나이를 먹고 있음에도 늙지 않는 모습 덕에 아직까지 젊음을 누리고 있음에도 감사할 줄 모르는 남자이기도 했다. 근데 여기는 어디지.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고 내 작은 손을 바라봤다. 다 컸음에도 불구하고 평균보다 훨씬 작은 내 손보다도 더 작은 손이 눈에 담겼다. 아무래도 이 꿈 속에 나는 어릴 때에 나인거 같다. 





"무엇보다... 니 이름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꿈 속에 내가 고래를 끄덕였다. 왜 그래야 하냐고 묻고 싶었지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가 내 손을 잡았다. 나 또한 순순히 손을 잡혀주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날 이끌기 시작했다. 이 곳은 분명 '그 날' 갔던 곳이다, 소름끼치고, 무서웠던 그 곳을 설마 꿈을 통해 다시 갈 줄은 몰랐다. 난 남자의 얼굴을 쳐다봤다. 평소와 다르게 긴장한 모습이 눈에 보였다. 그에 나도 덜컥 겁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 이 감정이 꿈 속에 나의 것안지, 아니면 지금의 나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 곳은 매우 아름다웠으나 생명이 깃든 아름다움은 아니었다. 고요하게 내려앉은 분위기가 내 목을 조르는 듯 했다. 숨이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나를 감쌌다. 벚어나고 싶어.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내 손을 잡고 있는 남자의 손을 뿌리치고 이 곳을 벚어나고 싶었으나, 이 꿈이 만약 내 '기억' 중 하나라고 증명하듯 마치 영화를 보는 것처럼 꿈이 전개되었다.

어느 순간 부터 이렇게 꿈을 통해 잊어버렸던 기억이 돌아왔다. 생각해보니 그때부터 였던 거 같다. 이 저택에 처음 왔을 때. 아, 처음 왔을 때는 아니다. 만약 이 꿈이 내 기억이 맞다면 그 때 내가 갔을 때는 적어도 벌써 두 번째 방문이니 말이다. 





















꿈 속에 난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라는 남자와의 약속을 정말 잘 지키고 있었다. 남자가 어디론가 가버린 후에도 조용히 앉아만 있었다. 하물며 이 곳에 집사로 추정되는 이가 나에게 필요한게 있냐고 물어도 대답 대신 고개를 저으며 소리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때 갑자기 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확히는 꿈 속에 나, 그러니까 어렸을 적 내가 소파에서 내려와 걸었다. 그러고 보니 무슨 소리가 났다.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누군가 울부짖는 소리 같았다. 나는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달려가듯 걸었다. 그리고 저택 구석에 위치한 작은 방문 앞에 섰다. 이 곳은 다른 곳과 다르게 초라해 보였다. 문짝을 낡았고, 허름했다. 여러 잠금 장치가 문에 걸려있던 흔적이 있었으나 지금은 손잡이만 돌리면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상태였다.









끼익-



문이 낡은 티를 내며 듣기 싫은 소리를 냈다. 나는 소리의 정체를 알기 위해 조심히 방 안 쪽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그때 무언가가 나의 머리 쪽을 향해 날아왔다. 물체에 정체는 베개였으나 검붉은 색으로 뒤덮혀 원래에 색을 알기 힘든 상태였다. 나는 베개가 날아온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나가! 나가라고!! 제발 나 좀 가만 놔두란 말이야!"




살점이 파이고, 찢어지거나 그대로 떨어져 나간 상처들과 무언가에 맞아 멍들거나 살이 터져 머리부터 발 끝까지 도저히 사람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성한 피부를 찾기 힘든 괴물이 눈 앞에서 울고 있었다.

몸집은 작았으나, 머리카락은 매우 길었다. 탁한 회색빛 눈동자를 가진 아이가 두려움에 떨며 소리치고 있었다. 흉측한 겉모습 때문에 꿈임에도 불구하고 헛구역질이 났다. 꿈에서 깨고 싶었다. 이 곳을 벗어나 도망치고 싶었다. 아이의 눈을 애써 피하며 꿈에서 어서 깨기를 속으로 기도했다.






"너- "













"깼다..."


나는 가쁜 숨을 쉬며 눈물로 흠뻑 젖은 이불을 움켜 쥐었다. 꿈을 꾸는 동안 계속 울었는지 이불과 베개가 모두 축축했다.

















"또 오셨네요?"
"그러게, 다시는 오기 싫었는데."


친숙한 남자가 귀찮다는 듯 인상을 쓰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자신을 '민윤기'라고 소개한 그는 나의 보호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친구라 할 수 있는 남자였다. 그는 하얀 피부를 가리기 위함인지는 몰라도 항상 소매가 긴 옷을 입었다. 오늘도 옷으로 온몸을 가린 그가 하얀 피부와 다르게 검붉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대충 정리하며 '아저씨'를 찾았다.







"아마 방에 계실걸요?"

"커피는 필요 없어."





그는 항상 올라오지 말란 말을 저렇게 돌려 말하고는 했다. 내 머리를 짧게 쓰다듬고는 아저씨가 있는 윗층으로 올라갔다. 

그러고 보니까 내가 오늘 꿈에 대해 아저씨에게 말해주었나? 나는 방금 전 아무렇게 쓰다듬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내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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