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뷔민국 / 국민뷔] P군의 관찰 일지 01

우리 반에 게이가 있는 거 같다. 그것도 엄청 잘생긴 게이.










*본 글은 픽션이며, 글의 내용과 실제 인물 및 배경, 장소는 무관합니다.

W. Blooming Blossom













_

20XX년 3월 16일

관찰 1일 차. 우리 반의 게이 커플이 있다는 걸 알게 된지 일주일이 지났다. 관찰 대상은 T와 J.(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이렇게 명칭하겠다.) 둘 다 잘생긴 외모로 교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언제부터 사귀기 시작했는지는 파악하기 힘드나 일단 둘이 사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오늘도 T과 J에 볼을 꼬집으며 귀엽다거나, 토끼같이 생겼다는 등에 말을 하였다. J가 T에게 욕을 하기는 했지만 둘 다 웃고 있는 걸 보니 평소 애정 행각을 저런 식으로 하는 것 같다. 다른 건 몰라도 둘 다 얼굴 하나는 제대로라 만화 속 남녀, 아니 남남 주인공이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01. 우리 반에 게이가 사는 것 같다. 그것도 엄청 잘생긴 게이.








일주일 전.







[오늘 윤지 누나 생일인거 알고 있었음?]

[ㅇㅇ 안 그래도 지금 선물 사러 가는 중.]

[ㅆㅂ 준비 하나도 안 했는데.]

[지금이라도 아무거나 사.]

[돈 좀 빌려주라.]

[ㄲㅈ.]



쯧쯧. 며칠 전 부터 그렇게 윤지 누나 생일이라고 말하는 내 입이 아프도록 말했 것만. 작년에 생일을 잊었다는 죄로 윤기 누님 사랑합니다!를 길 한 가운데에서 외치는 벌을 받은 후, 다음 해에는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멍청한 인간은 되지 않겠다고 했던 재혁은 진짜 멍청한인간이 맞았나 보다. 어떻게 이걸 까먹어? 하물며 윤지 누나 생일은 기억하기도 쉬운데.

아직 쌀쌀한 초봄의 바람을 맞으며 얼마 전 오랜만에 놀러온 사촌 누나에게 추천 받은 선물을 사러 가던 중 -선물 추천 하나 받는데 여자친구한태 줄 선물 아니라는 말만 20번 넘게 반복했다- 울린 카톡이 너무 어이가 없었는지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선물 사면... 돈이 얼마 남지.."


김재혁, 내가 오늘 너 한 번 살려준다. 나는 재혁에게 몸이라도 제대로 챙겨서 약속 장소에 오라는 톡을 남긴 후 재혁의 이름으로 누나에게 받쳐질 선물로 뭐가 마땅할지 생각하며 멈추었던 길을 다시 걸었다.






















***

"생일 축하 합니다!"

"오냐."

"근데 누나는 친구 없어요?"



아! 왜 때려? 멍청한데다 눈치까지 밥 말아먹은 재혁에 등짝을 시원하게 때려준 후 윤지 누나 눈치를 보는데 요즘 대학 선배랑 그렇고 그런 사이라더니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워진 누님께서는 뭐가 그리 웃긴지 숨 넘어갈 듯 웃으며 재혁과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진짜 너 나니까 봐주는 거야.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상 엎었다."

"누나보다 성격 더ㄹ.."

"하하.. 요즘 얘가 안 맞았더니 정신을 못 차리네요."



지민이가 고생하네, 멍청한 재혁이 때문에. 진짜 연애의 힘이란 대단한가 보다. 작년에는 만나는 사람마다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던 사람이 대놓고 저격하는데 그냥 웃고 넘어갔다. 새삼 연애의 위대함을 깨닫는데 갑자기 재혁이 들고온 선물-이지만 실제로는 내가 사온 선물이다.-을 천천히 보더니 '재혁이가 언제 이런 선물을 사올 정도로 컸지?'라며 나와 옆에서 아무 생각 없이 음료수나 마시던 멍청한 내 친구를 번갈아 보는 걸 보고는 깨달았다. 역시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다는 걸 말이다.















"여기서 남자애 둘이랑 뭐하냐?"

"너야 말로 여기서 혼자 뭐하냐?"


야수 앞에 한 마리 초식 동물이 된 기분으로 앉아있던 중, 윤지 누나 남자 버전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누나만큼 하얀  피부를 가진 남자는 외관은 누나랑 비슷했으나 분위기는 달랐다. 누나가 약간 새침하고 도도한 느낌에 고양이라면, 남자 쪽은 만사 귀찮은 나른한 고양이라고 해야하나?









"뒤에 있는 애들 안 보이냐?"

"누나, 오랜만."

"누나도 생일 축하해."



뒤에 있는 애들? 갑자기 등장한 남자의 첫인상이 너무 강렬한 탓에 일행이 있는지도 몰랐던 나는 익숙한 존재에 순간 얼고 말았다. 해맑게 웃으며 인사하는 김태형이나, 평소처럼 무심하게 인사하는 전정국이나 둘 다 분명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같은 수업을 듣던 사람이 맞다는 사실을 깨닫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

어디에서나 아무리 자주 만나고, 많은 대화를 나눠도 어색한 사람이 꼭 있다.


친한 무리에도, 아무리 서로 친하다고 말하는 반 안에서도 그런 사람은 꼭 한 명씩 존재한다. 그리고 나에게 김태형과 전정국은 그런 사람이었다. 아무리 스스로 노력해도 어색한, 그런 사람 말이다.






"그럼 두 사람 쌍둥이에요?"

"안타깝게도."



어쩌다가 합석까지 하게 된건지는 몰라도 지금 나는 매우 불편했다. 애초에 이런 식의 갑작스런 만남은 나에게 잘 맞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저 두 사람 때문이었다. 만난지 30분도 채 안된 윤기 형도 이 정도로 어색하지는 않은데 어째서 저 둘은 이토록 불편한지 나도 잘 모르겠으나 일단 자리를 뜨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저 잠깐 화장실 좀 갔다올게요. 급하지도 않는 화장실을 후다닥 달려가며 몇 십분 만에 처음 꺼낸 말이 화장실 가겠다고 말한 거란 걸 깨달았지만 일단 자리를 피했다는 생각에 가볍게 무시했다.





























가기 싫다... 나름 깨끗한 화장실에 만족했으나 그렇다 해도 계속 쳐박혀 있다가는 좋지 못한 오해를 받을 수 있기에  어쩔 수 없이 터벅터벅 식당을 향해 걸어가는 걸음이 무거웠다. 식당 옆 쪽 골목길에 위치한 화장실이라 자리까지 가는데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었으나, 그래도 가까운 편이라 최대한 밍기적 거리며 가는데 순간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아니, 내가 뭐 잘못했어? 너 미남기피증이라도 있니? 박지민? 둘은 아무렇지도 않아하는데 혼자 어색해서 도망치다니. 당당하자. 난 괜찮다. 난 최고의 인싸(?)니까.







"...그래서..정말 그렇다면... ..."



아, 씨.. 또 숨었잖아... 당당해지자고 말한지 10초도 안돼서 익숙한 목소리에 반사적으로 옆에 있던 벽 뒤로 숨는 우스운 꼴이 되버렸다. 쟤네는 왜 어두운 곳에서 저러고 있어? 아무렇지 않게 다시 나가는 거는 이미 틀렸기에-그 정도로 뻔뻔한 성격이 되지 못했다.- 두 사람이 다시 식당으로 돌아가기만을 기다리며 몰래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 ...정말?"



뭐가 정말이라는 거야. 잘 들리지 않는 말소리에 나도 모르게 귀를 기울였다가 엿듣는다는 사실이 스스로 찝찝해 그만두었다. 쟤네 언제가... 진짜 이러다가 나중에 윤지 누나한태 오해를 살 것 같아 불안해질 때 쯤, 김태형이 움직였다. 그리고-






















쪽.



뽀뽀했다.

전정국 한태.

김태형이.


뭐?















copyright(c)2018 Blooming Blossom All rights reserved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재밌게 읽어주세요.



Blooming Blossom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

SNS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하고 댓글을 남겨주세요.